나무가 항상 높은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듯이, 목성인 캐릭터는 현실보다는 이상 속에서 삽니다. 좋은 돈벌이 같은 현실적인 이익으로는 결코 만족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인생을 걸 가치가 있는 곳을 향해 걷는다는 사실입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임순례) 속에는 초록색 캐릭터들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그들은 세계적인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살아 가는 2류 음악가들. 누구나 예외 없이 꿈꾸다가 실의에 빠지고 다시 꿈을 꿉니다. 

영화 포스터는 완벽한 조화를 이룬 밴드의 모습입니다. 다들 밝은 표정에 행복과 만족스러움이 절정에 달해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 내내 이렇게 성공하여 화려하게 뽐내는 장면은 끝까지 나오지 않습니다. 이건 단지 꿈일 뿐입니다. 등장인물들이 평소에 꿔어 왔던 바로 그 꿈입니다. 

영화는 그 해맑은 표정과는 정반대로 뼈아픈 좌절감과 슬픔으로 가득합니다. 다들 그 꿈을 버리지 못하지만 현실은 받아 주지 않고, 모두가 2류 인생으로 살다 가는 애처로움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향해 오늘도 무대에 섭니다. 희망 속의 나의 모습이 전정한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게 없이 자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목성인에게 꿈이 없어지고 목적이 사라지면 재앙이 발생합니다.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과거 지향적이 되어 퇴행적 삶을 살며 방황하기가 쉬운 것입니다. 영화속의 알코올중독자 음악 선생님은 바로 그 방황의 종말입니다. 

꿈을 버리고 현실만을 보라고 한다면 그것은 차라리 절망입니다. 같은 영화인데도 전혀 다른 분위기의 포스터가 있습다. 이것은 꿈이 사라진 진짜 현실의 세계. 현실의 세계는 희망이 없는 것처럼 표현되어 있습니다. 포스터의 문구 그대로 현실은 막다른 길입니다

좁은 골목을 고개를 떨구고 걸어가는 뒷모습. 이보다 더 절망적인 모습은 없습니다. 상실감과 패배감으로 가득하고, 희망이 없는 상황이 읽혀집다. 포스터에 적혀 있듯이, 그들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되돌아가는 것이입니다. 되돌아간다는 것은 공간적으로는 막다른 길에서 되돌아 나온다는 의미도 되지만, 시간적으로는 초심이 될 것입니다. 꿈과 희망으로 가득했던 그 초심을 의미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