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로 보는 다섯 가지 인간형 by 행복리뷰
금성인 - 기계와 매카니즘
미국 영화에서는 금성인이 대단히 많습니다. 미국이 금의 나라이라서 그런 것도 같지만, 가장 큰 이유는 논리성과 실증주의의 경향이 강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금기는 기계와 공업성과 함께 논리와 분석의 기운이기도 합니다.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1984, 1991, 2003, 2009)에서 그 철저한 논리성과 기계적인 정교함은 금의 속성 그 자체입니다. 2009년에 개봉된 미래전쟁의 시작은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 즉 금속의 세상입니다. 과연 금의 세상은 어떤 분위기일까? 영화의 강렬한 금속성 사운드에 묻혀 보면 그 차가움과 비정함을 알게 됩니다. 우선 기계의 세상은 사막 위에 서 있으며, 금속과 강렬한 용광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거기는 물도 없고, 나무도 없습니다.
반면에 인간이 도피해 있는 곳에 이르면 비로소 숲이 나타나고 물이 흐릅니다. 금속이 왕성한 데서는 나무가 살 수 없으며,물은 쇠를 녹슬게 하기 때문에 물도 환영받지 못합니다. 용광로에서 불만 훨훨 타오르고 있습니다. 철은 불로 다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터미네이터의 포스터의 강렬한 불꽃과 금속의 색상은 그야말로 금의 분위기 그 자체일 것입니다. 터미네이터는 금속을 상당히 다양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로보트의 진화에 따라 금속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보면 그 디테일이 놀랍기까지 합니다. 특히 터미네이터2 에 등장한 t1000은 은색 액체 금속으로서, 총탄을 맞아 구멍이 나도 다시 붙고, 상대방의 형상으로 자유자재로 변형되어 경악스럽습니다. 물론 사람을 더욱 무섭게 만드는 것은 그 치명적인 날카로움입니다. 특히 3탄의 여성 터미네이터는 섬세한 철의 느낌과 여성적인 날카로움이 너무 끔찍스럽습니다.
이렇게 금속을 잘 연구하고 생생하게 활용한 영화는 찾아 보기가 힘이 듭니다. 첨단 무기 산업과 IT가 발달할 수 밖에 없는 분위기는 금기와도 관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