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인 - 소통의 어려움

금기는 속살을 덮고 방어하는 껍데기를 의미합니다. 껍데기는 외부로부터의 침투를 막고, 내용물이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가리며, 안과 밖을 철저히 구분합니다. 금성인은 껍데기와 속살이 구분이 되어 있고, 연약한 내면을 감춘 채 외부의 침투에 대해서 단단하게 저항합니다. 

영화 “버스, 정류장”(2002, 이미연)은 껍질로 싸인 금성인끼리의 연애가 얼마나 난해하고도 소화하기 힘든지, 그러나 얼마나 강렬한 사랑인지를 보여줍니다. 서른 두 살의 학원 강사 재섭(김태우 역)이 열 일곱 살의 원조교재 여고생 소희(김민정 역)를 만나 예기치 않은 사랑을 발견합니다.

 

어디서 감동을 받아야 할 지 갈피를 잡을 수 없고, 주인공들의 느낌에 도무지 감정이입이 힘들다. 금성인의 사람은 어렵다.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을 하던지..." 이 영화에 대한 평은 극과 극이었다.

 

둘은 전형적인 금의 캐릭터로서, 똑같이 내면을 감추고 외부의 침투를 거절합니다. 두 사람이 외부와 맺는 인간관계나 사회성을 보면, 매사에 냉소적일 뿐, 적극적인 데라고는 하나도 없습니다. 회식 하자고 하면 약속 있다고 하고, 누가 와서 인간적으로 속 이야기를 하면 듣고도 못들은 체 합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자신의 문제는 모르고 오히려 타인에게 심한 섭섭함을 느끼며 괴로와합니다. 

연애도 그런 식입니다. 속으로는 좋으면서도 겉으로는 무관심한 척합니다. 그리고 서로 알면서도 모르는 체하지만, 끊임없이 상대방을 엿보며 뭔가가 오기를 기다리기만 합니다. 아무리 사랑을 하고 간절히 원해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무관심한 모습뿐... 

사랑에 빠진 김태우는 태연한 척 하며 살지만 속은 썩어 들어가 정상적인 생활이 안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필요하면서도 필요치 않은 듯, 좋아하면서도 좋아하지 않는 듯… 직설적인 표현 한 번 없고, 손 한 번 잡지 않습니다. 절대로 좁혀지지 않는 거리감. 그것은 단단한 껍질입니다. 껍질을 깨는 특별한 사건이 없다면 그 거리는 그대로 유지되고 더 이상 발전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영화는 다행히도 특별한 사건으로 인해 껍질이 깨지는 상황을 만들어 줍니다. 껍질이 개지자, 기필코 보이려 하지 않았던 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특별한 사건이 뭔지 궁금할 것입니다. 그런데 특별한 사건이 전혀 특별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 

사실 어처구니없을 만큼 별 것 아닌 사건입니다. 그러나 금성인들에게는 껍질이 부서지는 특별한 사건입니다. "연락을 기다렸다"는 말 한 마디에 통곡을 하는 주인공. 어지간한 감각으로는 감정이입이 힘들고 민망스러워 적응하기 힘든 장면이지만, 금성인의 캐릭터에게는 연약한 속살이 드러나면서 필연적으로 느끼는 고통이었을 것입니다. 

영화의 포스터는 우연히도 회색조로서, 차가운 금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인물이 칼로 자른 듯 서로 다른 공간에서 나뉘어 있습니다. 다가설 수 없는 거리감, 정갈한 구분, 그것은 금기의 속성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포스터를 제작하면서 그런 걸 염두에 두었는지는 알 수없지만 말입니다.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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