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형 - 이순신 아이러니

관료형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면 애국자이며, 애국자를 가장 직설적으로 묘사한 영화로는 "명량"(김한민, 2014)을 들 수 있습니다. 애국이라는 말이 왠지 시대에 맞지 않고 보수적이라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관료형을 이야기할 때 애국자 스타일을 빼 놓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습니다. 

 

이순신 리더십이라는 말을 유행시킨 영화. 그 리더십이 뭘 의미하는지는 혼동스럽다. 영웅을 엉뚱한 죄목으로 고문이나 하고 업적을 인정해 주지 않는 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게 이순신 리더십일까? 거기에 동의하는가?


영화의 시작은 이순신 장군이 잔인한 고문을 당하는 장면이기 때문에, 시작부터 뭔가가 잘못돼 있고 처절함이 느껴집니다. 나라가 나에게 고문을 하고 죽이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로 싸웠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인데, 영화에서는 어떤 설명도 하지 않습니다. 물론 역사책에서도 그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이 불가사의한 부분이 바로 관료형을 이해하는 비밀입니다. 

관료형은 구조적으로 직책의 그릇이 강한 경우를 의미하는데, 여기서 직책의 그릇이 나타내는 것은 나를 고용하고 일을 시키고 통제하는 것, 즉 내가 소속된 조직입니다. 아마 가장 큰 조직은 국가가 될 것입니다. 관료형으로 태어난 사람에게 있어서 조직은 나에게 차지하는 의미가 너무나 커서 나의 모든 것이 될 수도 있으며, 감히 조직을 부정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닙니다.

그래서 모진 고문을 당하고도 백의종군을 한 이순신을 비유하자면, 사장에게 억울한 일로 인해 호되게 야단을 맞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심기일전하는 직원의 모습과 같습니다. 직장에 목을 맨 사람에게 직장을 잃는다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며, 야단맞으면서 더 열심히 하는 것은 조직 생활의 미스터리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면, 관료형이 조직을 위해 헌신하는 이유는 조직이 나에게 너무나 크고 중요한 존재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나라라면 애국자가 됩니다. 회사나 집단 조직에서 개인적인 행복보다는 내게 주어진 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이유를 탓할 수는 없습니다. 내가 속한 조직의 성공에 나의 성공이 투사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조직아 나를 그렇게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노력에 비해 보상이 미치지 않는 비대칭의 불행이 발생합니다. 아무리 헌신을 했지만, 그것이 대가로 오는 것도 아니고, 엉뚱하게도 역적모의로 모함을 받아 쫗겨나기도 합니다. 실제 이순신은 선조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했으며, 충무공이라는 시호를 받은 것은 선조때가 아니라 사후 40여 년이 지난 인조때라고 합니다. 옛날 기록들을 보면, 이순신은 궂은 일만 하고 대접은 받지 못하는 약간 운이 안 좋은 부류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반면 원균은 엘리트로 인정을 받고 승진운도 따른 부류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관료형의 인생은 이순신의 인생처럼, 모범적이고도 영웅적인 인생이지만, 노력과 보상의 비대칭의 문제는 스스로 극복할 수 없는 운명적인 국면입니다. 이것이 바로 이순신 아이러니입니다. 

 

차례

18 관료형 - 이순신 아이러니


  리포트 전문적인 결과를 받아 보세요(유료)

운명의 사이클

대운/연운 등 인생의 변화의 사이클에 관한 리포트를 받아 보세요.

프리미엄 리포트

성격과 장단점 및 진로에 관한 리포트를 받아보세요.

운명의 키워드 리포트

인생의 타임라인을 지배하는 운명적 주제들을 살펴보세요.

  모바일 앱 안드로이드/아이폰용 앱입니다.


관계 테스트(무료)

이미지 테스트(무료)

행운의 시계(무료)

행운의 나침반(무료)

고전 사주 - 3대 명리학서 본문 수록!(무료)

현대 사주 - (유료)

점성학입문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