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형 인생은 권한의 그릇에 의해 결정됩니다. 권한의 그릇은 오행 상극 구도상 나를 낳아주는 관계에 해당합니다. 즉 나의 엄마입니다. 그래서 권한의 그릇이 강하다는 것은 엄마의 덕이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엄마의 덕은 내가 힘들고 위기에 빠졌을 때, 당신의 목숨까지 내버리면서 나를 구해 주는 하늘과 같은 은혜입니다.

권위형의 전형적인 예를 볼 수 있는 영화는 마취가 깬 상태에서 수술을 받는 끔찍한 상황을 소재로 한 "어웨이크 Awake"(조비 해럴드, 2007)입니다. 어웨이크, 즉 깨어나다란 제목은 수술중 마취에서 깨어났다는 의미입니다. 

백만장자의 상속자 클레이는 심장 수술을 받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클레이는 마취가 깨고 몸은 마비된 채 정신과 감각만 살아 있는 상태가 됩니다. 수술이 행해지는 가운데 살과 뼈를 자르는 고통의 극한에서 죽음의 문턱까지 가게 됩니다. 

드디어 바이탈 사인이 멈추는 순간 그는 임사체험(near death experience)을 경험합니다. 이것은 몸은 죽었는데 정신이 육체에서 빠져나와 공간을 이동하는 신비 현상입니다. 그의 정신은 의사와 아내의 이야기들을 듣게 되며, 이 모든 게 자신의 재산을 노린 계략으로서, 아내가 의사와 짜고 의료 사고를 가장해 살해를 시도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드디어 캄캄한 죽음의 세계로 넘어가기 직전, 그는 어머니의 영혼을 만납니다. 살아 있는 어머니가 어떻게 영혼이 되어 나타났을까? 

여기서 반전이 있는데, 애당초 며느리를 의심해 온 어머니는 아들의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잠깐 자리를 비운 며느리의 가방에서 모든 음모가 들어 있는 서류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아들이 죽게 될 것을 직감하고 자신의 주치의를 불러 또 다른 심장 수술 준비를 시킵니다. 그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자신의 심장을 아들에게 이식할 것을 지시합니다. 이렇게 목숨을 끊었기 때문에 어머니의 정신이 아들의 정신을 만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새로 투입된 의사에 의해 심장 이식 수술은 다시 진행되고, 모든 위기는 수습이 됩니다. 

이 만화 같은 스토리는 현실성이나 개연성은 제로이지만, 임사체험과 유체이탈까지 등장한 상상력의 극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여기서 어머니가 자신의 목숨을 버리고 아들을 구하는 설정은 단지 허구임을 떠나서 너무나 상징적입니다. 더구나 아들을 파괴하는 요부와 그에 맞서는 어머니의 대결구도 역시 영화 "후궁"에서와 같이 상징적입니다. 여자는 남자의 목숨을 노리고, 어머니는 자식을 구하고 대신 죽음을 맞습니다. 현대 미국 영화에서 이런 동양적인 상징구조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이 영화에서도 며느리와 어머니 사이의 갈등 관계를 재극인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권위형은 나의 생명의 위협을 완화해 주고, 사악한 공격을 막아 내 주는 어머니와 같은 수호신을 지니고 있는 사람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위기나 파국 직전에 기적과 같은 반전이 있다는 암시를 가지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정신적인 세계와의 교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어머니와 자식 사이에 통하는 초월적인 뭔가가 있는 것처럼, 권위형은 물질과 논리를 넘어선 정신적인 세계와의 교감에 능한 사람입니다. 그것은 예술이나 종교적 세계이기도 합니다. 영화에 소개된 임사체험과 유체이탈과 같은 신비로운 체험은 예술이나 종교적 세계의 이야기이자 현실을 초월한 영역입니다. 그래서 권위형을 비현실적인 학문을 연구하거나 예술과 종교와 같은 현실을 초탈한 세계를 추구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