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의 그릇이 큰 권위형 인생은 말 그대로 권위주의를 뜻합니다.

권위주의는 나쁜 의미로 많이 생각하게 되는데, 우선은 보수적이고 고리타분한 가치를 신봉한다는 의미, 그리고 가진 것이 쥐뿔도 없으면서 잘난체 한다는 의미가 그것입니다. 

그러나 권위라는 것 자체는 물질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비싸고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가치를 의미합니다. 교황의 권위, 대통령의 권위, 장관의 권위, CEO의 권위, 명문대학의 권위... 이런 권위를 가지려면 선출이 되거나, 시험을 치르거나 경쟁자를 물리치고 일인자가 돼야 하므로 보통은 쉽게 가지기가 매우 힘이 든 것들입니다. 

권위주의자란 권위의 가치를 지향하는 사람이므로, 힘들다는 것을 알고도 도전하고, 일단 권위를 획득하면 결정적인 키를 쥐게 되는 혜택누리게 됩니다. 권위주의자와 필연적으로 연관되는 것은 과거급제, 고시공부, 학위취득, 면허획득 등등 시험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그래서 꾸준하게 시험을 준비해서 합격을 하는 통과제의를 수행하는 부분에서 좋은 결과를 보게 됩니다. 특히 청장년기에 권한의 그릇이 크면 좋은 학교를 가거나 따기 어려운 학위나 면허를 취득하는데 유리해집니다. 이 시절에 취득한 권한의 자산은 평생을 통해 나의 인생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또한 행위보다는 학습에 적합하기 때문에, 직접 사업을 벌이는 하것보다는 매카니즘을 찾아 내는 지적인 작업이 유리합니다. 그리고 최고의 권위는 다름 아닌 신, 자연, 하느님에게 있으므로, 종교, 과학, 철학, 예술 같은 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입니다. 소위 배고픈 직업이라 불리는 분야이지만, 자기 분야에서 업적을 쌓으면 어중간한 갑부나 벼슬아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많은 존경을 받고, 광범위한 영향력을 미치게 됩니다. 한 편, 권위주의자에게는 권위의 손상은 곧 모든 것을 잃는 것입니다. 명예를 잃느니 자살을 택하는 것을 많이 보는데, 남들이 보면 아무것도 아닌 듯해 보이는 체면이라는 것이 생사의 조건이 될 때도 있습니다.  

권한의 그릇은 재물의 그릇으로 균형을 잡는다.

권위형 인생은 정작 능력이 없어도 무시당하지 않으며, 당장 빈털털이라도 가난하지 않습니다. 번듯한 명함 한 장이 있기 때문에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땅문서 한 장이 있기 때문에 다들 부자라고 합니다. 사실 가진 건 명함과 문서입니다. 권위형 인생의  부정적인 면은 바로 여기서 발생합니다. 재능도 없으면서 대가 행세를 하고, 돈도 없으면서 부자 행세를 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타성에 젖는 순간 먹고 사는 데 결정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입니다. 그래서 권한의 그릇이 지나치게 클 경우에는 현실적인 실천력을 의미하는 재물의 그릇이 균형을 잡아 줘야 합니다.